초정 김상옥

통영 출신 시인 시비건립 활발

함백산방 2008. 1. 7. 09:45
통영 출신 시인 詩碑(시비) 건립 활발

유치환.박경리.김상옥 시비 조성... 김춘수 등 유명 시인도 추진계획

한국을 대표하는 통영 출신 시인들의 시비가 시내 곳곳에 건립되어 ‘예향 통영’의 향기를 선사하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2001년 중앙우체국 앞에 청마 유치환 시인의 ‘행복’ 시비를 건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역시 유 시인의 ‘향수’와 소설가 박경리의 ‘사마천. 양극’ 시비를 건립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초정 김상옥 시인의 ‘봉선화’ 시비를 건립. 통영시민은 물론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통영이 문학도시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는 앞으로도 ‘꽃의 시인’ 김춘수 선생을 비롯해 통영이 낳은 유명시인들의 시비를 시내 요소에 계속 건립해 나갈 방침이다.

통영 번화가인 중앙우체국 입구에 지난 2001년 세워진 700mm×1천150mm×900mm 크기의 화강암 시비가 오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의 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잠긴 족한 얼굴로 와서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후략)

이 시는 생전에 5천여통의 편지를 쓴 ‘편지의 시인’ 청마 유치환 선생이 산청의 안의중학교 교장을 그만두고 통영에 내려와 있으면서. 시조시인 이영도를 그리워하며 쓴 시이다.

또 동호동 남망산공원에는 김상옥 시인이 1939년 10월 ‘문장’에 발표한 시조 ‘봉선화’가 1천900mm×3천300mm×600mm 크기로 건립되어 있다. 이 시비는 초정 선생이 친필로 남긴 ‘봉선화’ 3수 가운데 2수를 상주석에 새겨 넣었다.

‘비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면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면 그날 생각하시라’(후략)

초정 김상옥 시인은 1920년 통영시 항남동에서 태워나 15살때 금융조합연합신문 공모에서 동시 ‘제비’로 당선된 후 17세때 문학동인지 ‘아’에 ‘무궁화’를 발표했다.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과 함께 일본제국주의 경찰에 체포되어 해방될 때까지 세차례나 옥고를 치렀는데 1982년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통영시 이용훈 문화예술계장은 “통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시인들이 많이 배출된 문학의 도시로. 예향의 긍지를 높이고자 이들의 시비를 건립했다”며 “앞으로도 시비 건립사업으로 전국의 문학도는 물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시는 이같은 시비건립과 관련. 그 위치나 모형 등을 ‘통영시 유명예술인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격조를 높여가고 있다. 신정철기자 sinjch@knnews.co.kr

[사진설명]  통영시 동호동 남망산공원에 건립된 초정 김상옥 시인의 '봉선화' 시비.


• 입력 : 2007년 5월 30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