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세계

[스크랩] 우리시대 미감을 돌 위에 새기는 작가(해민 박영도 선생의 전각세계)

함백산방 2010. 12. 28. 20:20

 

클릭 미리보기/박영도전각전 9월 5일~9일 목포문화예술회관 1층 특별실

 

 

 

 

                   우리시대의 미감을 돌 위에 새기는 작가

 

 

 

평소 해민 박영도의 작품을 유심히 보아왔고, 그의 작품제작 광경을 직접 지켜보기도 하였지만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 전각전을 앞두고 ‘작가와의 대화’는 여느 때보다 호기심과 기대가 컸다. 그는 원광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한 서예전공자로서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월간 서예문화대전의 대상작가로 선정되었고, 여러 단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청년작가이다. 최근 그의 작품을 보면, 서예의 여러 부문에서 봄날의 새순처럼 신선한 조형미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특히 전각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단에서는 드물게 200방이 넘는 전각작품으로 전각전시를 꾸민 그와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전각은 방촌(方寸)의 특별한 예술"

 

 

정태수(이하 정)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평소 해민 박영도선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직접 뵙고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는군요. 작품을 보면 뭔가 특별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박영도(이하 박) :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지만 평소 생활속에서 가까이 해 온 삶의 언어들을 전각이라는 매개를 통해 그 일단을 드러내보고자 하였습니다.

 

: 해민선생의 전각작품에서는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주관적 시각과 표현이 많습니다. 예컨대 장법(章法), 도법(刀法), 자법(字法) 등 이른바 고전적인 전각3법의 범주에서 일탈되었다고 할까요. 이번 전시를 앞두고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온축(蘊蓄)시켜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 서예도 그렇지만 고전이라는 것, 현대라는 것이 우리가 그 경계를 스스로 옭아매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전각작업 또한 필묵작업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그 경향이 고전적인 룰에서 일탈되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저는 단지 고전이든 현대든 규정짓지 않는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 국내작가들의 전각작품들을 보아 온 사람이라면 분명 해민선생의 작품은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업 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인장을 잘 새기는 사람은 많지만 작가라는 이름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전각 스타일, 즉 자신만의 표현의 질을 획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작가에게 있어 개성적인 양식은 중요한 문제인데, 자신의 표현방법을 획득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어느 작가든지 작품을 할 때 늘 고민을 동반해야 하는 것은 작가에겐 숙명일 듯합니다. 그룹전이 아닌 개인전을 준비할 때는 아무래도 더 마음이 갑니다. 특히 이번 전각전은 의미도 의미려니와 전시 레이아웃을 어떻게 잡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존에 몇몇 전각전에서 보아왔던 것은 ‘우리끼리 논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일반 대중관객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거죠. 작가는 일방적으로 작품만 하면 되는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입장까지도 고려한 소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것이죠. 인장의 배치, 그 배치의 품격, 심지어 작품설명의 글꼴까지도 꼼꼼히 점검해야한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현재 서예가 대중과의 소통부재로 거리감이 있듯이 향후 전각도 소통부재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해민선생의 작품을 보면 고전적인 안정된 장법이 상대적으로 적게 보인다고도 합니다. 문자의 내용도 고상하거나 교훈적이기 보다는 평범한 것들인데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더 서정적이고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표현인데, 제 생각에는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보다는 그 대상의 표현을 어떠한 방식으로 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을 통해서 작품이 미학적 수준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단순하게 돌 위에만 새기지 않고 다양한 화면이나 소재들을 동원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표현방법은 어떤 생각에서 나온 것인가요?

 

: 저는 작업하면서 나만의 것에 대한 생각이 늘 지배를 해왔습니다. 그만큼 작가에게 자기색깔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서 저의 작품들은 단순히 서예작품으로만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작품은 제가 딱히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것 또한 저의 조형시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필묵이나 금석에서 나오는 선질이 기본골격을 이루고 있고,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거나 전각을 확장하더라도 제 작업에는 늘 서예와 전각이 잠재되어 있거나 근원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뿌리가 그렇더라도 표현은 ‘어떻게’라는 말과 같은 의미이지요. 다시 말해 작품표현은 작가가 말하고자 함과 작가의 심미안이 대중과 만나는 최종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당사자에게 듣느냐 제3자에게 전해 듣느냐, 글로 되어있느냐, 삽화와 같이 되어있느냐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다르듯이 말입니다. 저는 메모나 스크랩을 습관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순간순간 생각나는 것이나 좋은 문장, 나와 맞을 것 같은 그림 등을 인터넷이나 회화전, 화집을 시간나는대로 보고 잘 활용하기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있는 편입니다. 자료가 쌓이면 반복적으로 늘 보면서 내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동시대의 전각경향에 대해서"

 

 

: 한,중,일 삼국의 전각경향에 대해서 중국은 자유로운 표현, 일본은 철저히 계산된 표현, 한국은 고전에 부합된 표현이 주를 이루는 양식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합니다. 해민선생의 개성 있는 전각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전각을 공부해오면서 참고한 자료는 어떤 것들이고, 국내외의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한 현재 우리나라 전각경향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 처음 입문해서는 한인(漢印)을 많이 모각하였고, 요즘에는 중국의 畵像(화상전)이나 磚銘(전명)의 면면들을 즐겨 봅니다. 이런류들을 한국적 미감으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구요. 중국의 왕용선생님, 국내의 김양동선생님의 작품이나 사상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전각경향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제 젊은 작가들이 사고(?)를 많이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예든 전각이든 둘은 불가분의 관계니까 각자의 생각들을 정제하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계속해서 펼쳐보이는 것이죠. 편협된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래야 변화합니다. 변화해야 동시대인의 미감에 어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각에서 추구하는 것은 시류나 특정한 인풍에 경도되지 않는 자유로움입니다. 거기에는 일탈도 있고 고전에 대한 순응도 있으며 지나침도 있습니다. 그냥 그 경계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거지요.

 

: 전각이나 서예공부를 하면서 힘든 시기가 있는데 전각작업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잘 안되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힘들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럴까요?

 

: 서단이 시기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이제는 내 삶의 흐름을 많이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맘이 편해야 하잖아요. 예술의 길이 고행의 길이니 고행을 즐기면서 작업해 나가렵니다.

 

 

"마음가는대로 느끼는대로 작업"

 

 

: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위반’입니다. 예술에서의 ‘위반’은 곧 ‘창조성’이죠. 많은 서예가들은 ‘법고창신’이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지만 실제 작품에서는 그다지 창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요. 진부해진 거죠. 현대 전각에서 중요한 것은 고전적인가 현대적인가가 아니라 작품의 표현의 질을 미학적 수준에서 얼마나 견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해민선생의 전각특징을 ‘고전에 얽매이지 않는 일탈의 멋’이라고 보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고전과 현대의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 작업방식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 고전과 현대라는 단어보다는 저는 무엇에 얽매이지 않는 작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전과 현대는 동전의 양면,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서로가 공존해야한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 양축을 인정하고 동시에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어느 쪽에 얽매이지 않아야 거기서 벗어난 창신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어떻게 보면 전각은 워낙 작기 때문에 주목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해민선생은 특유의 화면구성이나 다양한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포치해 회화작품 같은 전각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전각작품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닐까요?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작품은 너무 이미지적 표현이 지나치다고 얘기를 듣습니다. 앞으로 지양하고 비워야 되는 부분입니다.

 

: 이번에 발표되는 작품들은 칼라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전각하면 주백(朱白)이 대종을 이루어왔는데 이렇게 다양한 칼라를 한 화면에 등장시킨 이유가 뭘까요?

 

: 일반적으로 서예나 전각작품에 칼라가 들어가면 큰일 나는 줄 압니다. 칼라가 서예와 전각의 선조를 도와주며 그 표현을 배가시킬 수 있다면 칼라 외 그 무엇인들 오브제로 활용 못할 게 없습니다. 저는 黑白朱(흑백주) 논리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습니다.

 

: 작업을 어떤 스타일로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초의선사<동다송>을 보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전시에 내건 주제가 있다면 이런 작업스타일과 결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 한 작품을 하는데 시간이 늘어지면 저는 스스로 지루해합니다. 전체적인 구상이 시간이 걸리지만 맘먹으면 부지불식간에 완성되기도 합니다. <동다송>같은 자연석에 새긴 작품들은 돌을 화선지처럼 사용한 것입니다. 완전한 구성은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적당한 밑그림으로 작업하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맞춰갑니다. 인장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인고작성은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조형을 긁적여보는 구상단계의 초고에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 앞으로 전각작업의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 내년(2010년)에 경인미술관에서 도예작업하는 친구랑 2인전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도판작업으로 된 작품이 몇 있지만(시행착오를 많이 했지만), 앞으로는 조금 진화된 도판응용작품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전각계에 우뚝하길 바라면서 더욱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우리 전각의 대중화와 현대화에 기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대담 및 정리 / 정태수 (한국서예연구소장, 월간 서예문화 주간, 서예세상지기)

 

 

 

 

                                                 작업에 몰두하는 해민 박영도 선생

 

                                            이번 전각전에 선 보일 200여방의 전각작품

 

<行雲流水> 

 

                                                  <산에게 길을 문다>,66x66㎝,2009

 

                                                          신선은 구름을 타고

                                      

                                                                     洗心

 

                                                   <卽是現今 更無時節>, 63x65㎝, 2009

 

                                                                   내마음달

 

                                                                    비움

 

 

 

박영도/朴映度 (海民 秋來軒 햇짚)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예과 졸업

 

개인전

 

씀과새김사이(2007.목포문화예술회관)

筆-하모니 아트페어(2007.서울인사아트프라자)

서예문화대전 대상작가초대전<약속>(2008.서울갤러리라메르)

전각전<돌치는 아ㅣ>(2009.목포문화예술회관)

 

수 상

 

대한민국서예대전 특선2회, 입선5회(00.01.02.03.04.05.06.예술의전당)

한국서예청년작가전 2회(99.01.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서예문화대전 대상, 우수상(06.07.월간서예문화)

동아미술제 입선3회(99.01.03.국립현대미술관)

암서예대전 특선4회, 입선2회(01.02.03.04.05.06.강암서예학술재단)

남도서예문인화대전 대상, 특선3회(96.99.00.01.남도예술회관)

전국무등미술대전 특선3회, 입선1회(99.00,01,02, 21세기광주전남발전협의회)

전라남도미술대전 특선4회, 입선4회(00.01.02.03.04.05.06.07.남도예술회관)

 

주요 기획,초대전

 

2009 독일·한국묵향전(독일 연방국가 신문국)

부산서예비엔날레<세계서화가초대전>(부산문화회관)

서예정신 2009서울전(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한중일 국제전각교류전(항주인학박물관,삼성문화회관)

강암서예대전 초대작가전(강암서예관)

대학파 창립 청년작가전(한국미술관)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전(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한중서화국제교류전(목포문예관,북경)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깃발전>(전주소리문화의 전당)

2008 한-아랍 우호친선 특급카라반 행사서예전(아랍5개국)

筆-소통을 말하다(광주 신세계갤러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작가 선정<07.08.예술창작및 표현활동지원 부문> 서화가 23인의 삶과예술(열정의 단면)조명<다운샘>

한글과 세계의 문자전(서울서예박물관)

한국서예박물관 개관기념전(수원 한국서예박물관)

전남서예가초대전<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여수문예관>

2007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작가 선정(현대미술관)

第二回 北京國際書法雙年展(북경 중국미술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한국청년서예전>(전주소리문화의 전당)

한중서화국제교류전(목포자연사박물관,북경)

독일-한국묵향초대전(독일연방국가신문국)

以後展<한중청년현대서예20인>(물파스페이스)

한중청년작가 전각교류전(주중한국문화원>

 

    작품소장

 

    한국서예박물관(08),남포미술관(07),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07),

목포시청(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07)

 

휘호 및 퍼포먼스

 

목포시 사이버 홍보영상 주요 타이틀 휘호(08)

4,19민주항쟁 기념탑 <민주화의 불길>휘호(08)

목포해양대학교 해양시비<여름바다의 파도여>휘호(08)

한국다도문화원<무아차회>피날레 퍼포먼스(09)

이정수 창작춤 <비연의 혼>휘호(06) 그 외 타이틀 50여회 휘호

 

현재

 

대한민국서예대전, 강암서예대전, 남도서예문인화대전, 서예문화대전 초대작가,

전라남도미술대전 추천작가

대한민국모악서예대전 심사(09), 에듀코디네이터양성<전각지도자과정>지도(07)

圓光書舟同人,韓靑書脈,先痕,南靑會,南道印社,PAR,韓國書藝協會 회원

墨海,전각아카데미<琢磨> 주재

 

일 터 : (530-361) 목포시 용당1동 1021-12 박영도서예원

부름통 : 018-602-4133 작업터 : 061-272-8077

E-mail : haemin4133@hanmail.net

 

 

 

출처 : 서예세상
글쓴이 : 三道軒정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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