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세계

[스크랩] 묵향 차향 음향이 빚어낸 삼중주의 여운(학천 김시형님의 문인화)

함백산방 2010. 12. 28. 19:47
 

네번째 鶴泉 金 時 亨 文人畵展

 

2007년 10월 24일(수) ▶ 29일(월)

초대일시 : 2007년 10월 24일(수) 오후 6시

동아쇼핑 갤러리 ☎(053)251-3478

Open/10:30, Close/20:30,  29일 Close/14:00






<전시평문>


 

묵향, 차향, 음향이 빚어낸 삼중주의 여운


 학처럼 고고하게 맑은 샘물위를 소요하는 작가. 학천(鶴泉) 김시형의 작품속에는 담백한 여운과

번다한 일상에서 일탈된 여유로움이 빚어낸 삼중주의 멋이 깃들어 있다. 그의 연구실에는

고매원먹의 향기와 더불어 대홍포나 보이차의 은은한 차향이 있고, 자진모리, 휘모리와 어울어지는

재즈의 선율이 늘 함께 흐르고 있다. 선방처럼 다다미를 깔아놓은 정갈한 연구실에 들어서면

이 세 가지 향이 발산하는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된다. 묵향은 코끝에 와 닿고,

차향은 입안에 남아있고, 음악은 귀를 여유롭게 한다. 이런 세 가지 향은 그의 작품세계를

일구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국악과 재즈의 즉흥적인 선율은 일회성인 필획과 공통감이 있고,

차향이 주는 여유와 음악의 여운은 그의 그림속에서 의경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천에게 있어 묵향의 궤적은 3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7년 행정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우연히 화랑에 결려있던 천석 박근술선생의 대그림을 보고 문인화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었으니 어린시절 안동고택에서 수많은 서화작품들을

보면서 성장해온 환경과 무관치 않았다. 스승은 그에게 문인화를 전수하면서 잔재주 피우는

그림보다는 기본과 전통에 충실한  기운미가 넘치는 그림을 그리라고 강조하였다. 대학졸업 후

학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한동안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늘 문인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바쁜 업무로 붓을 잡을 수 없는 날에는 책상옆에 걸어둔 붓을 바라보기라도 하는 등

그의 삶에서 묵향은 늘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공휴일이나 퇴근한 뒤에는 붓을 잡고 틈틈이

붓농사를 지어왔다. 1995년 서협초대작가로 등단한 이후에도  직장생활은 이어졌지만

음은 이미 문인화와 묵향에 더 다가가 있었기에 2000년 어느날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들어 몇번의 개인전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군자를 넘어선 의경


 학천의 그림에 있어서 양식적인 면으로 보면, 이전의 작품에서는 사군자 위주의 강렬한

기운미를 보여주는 쪽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최근의 작품에서는 공간을 살리고 획의

속도감과 먹의 농담(濃淡)을 살린 문인화쪽으로 의경(意境)이 확대되고 있다.

소재도 연꽃, 소나무, 화훼, 산수 등 다양화되고 있다. 이번 출품작을 일별해 보면,

세 가지로 특징을 말할 수 있다.


 첫째, 한층 깊어진 붓맛과 기운미를 드러낸 작품들이다. 주로 대나무와 난초작품에서

서예적인 거침없는 획의 맛이 두드러진다. 대나무와 난초 그림을 좋아하는 작가는 필획을

통해 가늘고, 굵고, 빠르고, 느리면서도 먹의 진함과 옅음을 잘 살려내고 있다.

댓잎구성은 초기작품에서 개(介), 부(父)자 등 문자를 기본으로 하던 작품과

청나라 정판교의 작품에서 차용하였으나 이번 발표작품 <風吹>, <竹裏淸風>에서 보면,

최근에는 청나라 포화나 우리나라 이응로의 댓잎처럼 활기차고 다양한 잎들을 구사하고 있다.

난초그림 역시 민영익이나 정판교의 구성법에서 일탈된 과감한 획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군자의 멋은 역시 얼마만큼 서예적인 획의 맛을 살려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점에서 보면 그의 <含露>란 난작품에서는

오랜기간 서예를 익혀온 감칠맛나는 획의 향연을 실감할 수 있다.


 둘째, 먹맛이 주는 여운이 심화된 작품들이다. 일곱점이나 출품된 연꽃작품에서 다양한 먹의

사용으로 층차가 있는 운(韻)을 느끼게 한다. 붓이 뼈라면 먹은 살이라고 할까.

<溢香>이라는 연꽃작품에서는 아교와 먹이 혼합되어 은미한 연꽃향을 풍기는 듯하다.

<閑居>라는 작품에서도 굳센 이미지를 담은 속도감나는 농묵과 포근한 집안분위기를

살린 담묵의 이중주로 의경을 넓히고 있다. 이와 같이 원숙한 묵법으로 생각밖의 생각까지

담아내려고 하는 점이 감지된다.

 

 셋째, 여백으로 균형을 확대한 작품들이다. <寒香>이라는 매화그림을 보면,

가로지른 한줄기 매화가지 외에 모두 여백으로 처리하고 있다. 문인화에서 여백은 안그렸지만

그린것 이상으로 기능하다. 비움의 미학. 여백경영을 어떻게 구현하느냐하는 문제는

문인화가에게 있어 중요한 화두다. 작가가 노리는 여백경영의 묘미는 안정속에서

균형과 균제를 실현해내는데 있다고 보여진다. 전시작 중 막사발을 그린 <그리움>을  보면,

아래 공간을 텅 비워둔 여백경영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한걸음 물러서서 보는 문인화적인 산수


 이번 작품전에서 또 다른 특이한 점 하나는 산수화에 대한 재해석이다. 사군자에서 연마된

굳건한 필력으로 문인화적인 산수화에 접근하고 있다. 기실 손으로 쓰다듬거나 가까이서

돋보기를 들이대야 하는 근시안적인 아름다움 보다 한걸음 물러나서 느긋이 바라보는

원시안적 아름다움을 취할 수 있어야 오히려 더 잘 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

사군자가 근시안적으로 가까이서 본 식물의 멋을 표현해 낸다면 산수는 멀리서 바라본

산하의 풍경을 축소해서 화면에 그려내는 원시안적 표현에 해당할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성글고 대범하고 거친 느낌도 사라지고 안온한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작가는 이번 발표작을 위해 원나라 명나라의 고대 산수화를 임모하면서 농축된 붓맛으로

정갈한 소품 산수 몇 점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서예적인 필획의 맛은 살려내고 있다.

마치 추사의 고화를 보는 느낌도 든다. 최근에 야외에 자주 사생을 나간다는 작가는

산수화에 푹 빠져들면서 바위, 수목 등 산수화 표현에 있어서도 문인화적인 운치를

살려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리는 너무 가까이에 있는 것들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물의 앞으로 다가가서 보면, 잔손질도 잔꾀도 없는 그리고 별것도 아닌것이지만 물러서서

보면 눈앞이 시원해지는 즐거움을 느낄 때가 있다. 바로 그러한 심원한 의경미를 작가는 그가

발표한 문인화적인 산수화 속에서 구현 해 내고 있는 듯하다.     


 마니아 수준을 넘어선 음악에 대한 조예는 학천예술의 깊이를 더하는 향기이다.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피셔(the fisher)오디오에 음반을 걸어두고 아나로그를 즐기는 그는 느리지만 오래가는

곰싹은 깊은맛을 알고 있다. 이제 그 느림의 미학이 작품속에 구현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게다가 밤새도록 귀찮게 하는 후배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지않고 집안에 있는 좋은술까지

내오는가 하면, 술을 깨우기 위해 보이차를 손수 우려내는 넉넉함이 있기에 그는 앞으로도

붓질을 더욱 힘차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을 더 단순화 하고, 몇 개의 필획으로

사물의 핵심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 보고싶다"는 그의 꿈은 이루어 질 것으로 확신한다.


                                           글쓴이  정태수(한국서예사연구소장, 서예세상 지기)

 

<인물사진 및 작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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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천 김시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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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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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작가 약력>

 

金 時 亨 (鶴泉,裕泉)

Kim, Si-Hyung



堂號 / 香泉書樓, 直節虛中軒

本貫 / 義城¶U靑溪公波

慶尙北道 安東市 吉安 出生

大邱達城高等學校 卒業 (제1회)

大邱大學校 法政大學 行政學科 卒業

學軍(R.O.T.C) 18기 任官


個人展

2001. 제1회 개인전(동아쇼핑갤러리)

2004. 제2회 개인전(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04. 제3회 개인전(청도 작은갤러리)

2007. 제4회 개인전(동아쇼핑갤러리)


展示 및 出品

1979.  천강취묵회전

1990.  전국 삼십대서예전(광주 남도예술회관)

1991.  전국 삼십대서예전(전주 전북예술회관)

          문인화의 현대성과 필력을 위한 대작전(서울 백악미술관)

1994. 문인화, 그 한국적 시추전 (서울 백악미술관)

1995. 한중서화교류전(대구시민회관)

1996. 한중서예교류전(중국 안휘성박물관)

1997. 한국현대문인화연구회전(서울 공평아트센터)

          한국적문인화를 위한 선비정신 탐구전(서울 디자인포장센터)

1998. 우리시대의 난 그림전(서울 운현궁미술관)

          대구광역시 서예대전 초대작가전

1999. 현대한국문인화협회 창립전

2001. 대구광역시서예대전 초대작가전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전

2003. 세계서예비엔날레 특별전

          문인화 오늘과 내일의 전망전

2004. 난정필회 국제서예전(부산)

          문인화 4인 초대전(목연갤러리)

          제주․대구교류전

2005. 세계서예비엔날레전

          문인화 오늘과 내일의 전망전

          제주․대구교류전(대구)

2006.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전

          한글반포 560돌 기념 초대작가전(세종문화회관)

          한국문인화연구회전

          대한민국문인화대전 초대작가전

          대구광역시 초대작가전

2007. 독일․한국 묵향초대전(베를린)

          대구문인화협회 회원전

          경기 전국필묵 초대전(수원)


審査 및 運營

1999. 대한민국 현대서예 문인화대전 심사

2001. 울산광역시 서예대전 심사

          경상북도 서예대전 심사

          김생선생추모 전국서예대전 심사

          대구광역시서예대전 운영위원

2002. 부산광역시서예대전 심사

          대한민국 문인화전람회 심사

2003. 대전광역시 서예대전 심사

          경남서예대전 심사

2004. 충청남도 미술대전 운영위원

2005. 김생전국휘호대회 심사

2006.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심사

          매일서예대전 심사

          대구광역시 서예대전 심사

2007.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

          경북서예대전 심사

          대구광역시 서예대전 운영위원

          대한민국 정수서예․문인화대전 운영위원


現在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초대작가

대구광역시 서예대전초대작가

한국문인화연구회 회원

대구서가회, 대구문인화협회, 석림회 회원

한국서예협회 이사 및 문인화분과 위원

한국문인화협회 대구지회 부지회장

동아문화센터(강북) 출강


출처 : 서예세상
글쓴이 : 三道軒정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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