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김상옥 시인 유품 유묵전 | ||
그림· 시· 글씨의 하나됨 | ||
부산일보 2005/09/14일자 025면 서비스시간: 11:10:37 | ||
희한하고 특이한 도자기 그림이 눈에 띈다. 김환기 풍의 그림이지 싶었는데 무늬를 놓은 것이 다름아닌 글자였다. 전시에 관여한 역사연구자인 부산의 김재승씨는 "그 글자들은 초정이 내린 백자에 대한 정의"라고 했다. '이조백자(李朝白瓷)''일왈난백(一曰卵白)''이왈유백(二曰乳白)''삼왈담백(三曰淡白)'. 짧아서 함축적이고 그림이어서 의외이며,학 같은 기품을 머금었다. 초정은 살아서 국내외 30여 차례의 전시를 했다. "우리 시대의 시서화삼절(詩書畵三節)을 꼽으라면 나는 오직 한 분 초정 김상옥밖에는 달리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는 것은 시인 이근배의 말이다. 2001년 글 중에 이런 게 있다. '부산에서 올라오신 조순 선생 당신의 글씨를 꿈속에서 보는 것 같소. 당신은 죽고 나는 살고…'. 초정이 지난날의 방명록을 보고 앞서 작고한 조순 시인을 문득 떠올린 구절이다. '창명(窓明·사진)'은 초정이 즐겨쓰던 글귀로 추사가 또한 마음으로 아끼던 구절이다. 한지 창에 밝은 햇볕이 스며드는 모습이 눈에 어리는 글귀로 '세한도'의 정서가 끼쳐온다. '창명'은 원래는 '소창다명 사아구좌'(小窓多明 使我久坐,작은 창에 햇볕이 밝아 나로 하여금 오래도록 그 앞에 앉아있도록 한다)인데 그걸 간단히 두 자로 줄인 것이다. 그것이 옹골차고 담백하다. 침묵 날카로움 함축…,그것이 도록에서 느껴지는 초정의 정신이다. '상유십이 미신불사'(尙有十二 微臣不死),아직 12척이 있나이다,신은 죽지 않았나이다…. 초정은 통영 출신이었으며 충무공 이순신을 지극히 흠모했다. 초청은 1957~1963년 부산여중 교사를 지냈고,180여 점이 나온 이번 전시에 김보한 장은재 한상현씨 등이 소장품을 냈다. 최학림기자 theos@ |
'초정 김상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상옥 거리 (0) | 2008.01.10 |
---|---|
얼음같이 맑고 정갈한 눈길 불같이 뜨거운 마음으로 시 창조 (0) | 2008.01.10 |
시조시인 김상옥 추모특집 (0) | 2008.01.10 |
1960년대의 시조시인 (0) | 2008.01.10 |
삼양문화상 수상 김상옥 시인 (0) | 2008.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