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 김상옥

삼양문화상 수상 김상옥 시인

함백산방 2008. 1. 10. 11:28
<만남>삼양문화상 수상 김상옥 시인
대중적이지만 고독한 시 쓰고 싶어
부산일보 1997/03/27일자 025면 서비스시간: 07:50:47
 

사진 설명:
"뜻있는 지인들이 순수한 마음에서 마련한 의미있는 상이라 생각됩니다.좋은 친구들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제9회 삼양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26일 부인 김정자여사와 함께 부산을 찾은 초정 김상옥 선생(78.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숙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봄꽃이 화사한 용두산공원을 바라보며 꽃이 피면 만나자고 했다 는 오랜 지기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삼양문화상은 70년 후반부터 80년대초에 걸쳐 문화예술계에 어용시비가 한창일 때 지역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문화예술계의 순수성을 되찾고 새로운 문화지표를 열어보자는 의도로 지난 80년5월 삼양회(회장 하오주)를 결성,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세계에 정진해 온 문화예술인 1명씩을 선정해 지난 87년부터 매년 한 명씩 시상해 오고 있는 상.

시조문단의 큰어른 으로 시 서화 고미술 도자기 등 우리 전통문화의 모든 영역을 천착해 온 김옹은 자신은 시인 이라며 시조시인 이라 불리는게 탐탁지 않다고 한다.

시조를 정형의 틀속에 집어넣어 현대시와 구분함으로써 한국인의 정서와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시조가 고전문학의 한 장르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김옹은 일제 때 임화 박남수 서정주 등과 함께 동인으로 활약하다 폐간된 시잡지 을 58년만인 지난 95년 중간해 올해 3집 준비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일제의 탄압으로 폐간했다 한국시와 우리의 정서를 지키자는 의미로 중간했는데 많은 분들이 3집을 기대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낙상으로 크게 다쳐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잡지 맥 3집 준비 뿐 아니라 미발표작을 포함,2천여편의 시 가운데 70여편을 추려 책을 한 권 내기 위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라는 김옹은 "시조이면서 시조가 아닌,정형의 틀을 갖추었지만 가장 자유스러운,짧지만 가장 많은 뜻을 가진,대중적이지만 고독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일생을 시와 함께 해온 김옹은 후배문인들에게 "피와 살을 깎고 잠을 안자고 쓰는 게 시다.

상을 의식한다든가 평론가의 눈치를 보아서는 안된다.예술인으로서 자기자신에게 냉혹해야만 한다"고 전한다.

<김은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