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정 김상옥 선생의 글은 여름 소낙비가 지나고 난 뒤의 흙 냄새 같다. 그것이 그림이 되면 골짜기의 난향(蘭香)으로 변하고, 붓글씨가 되면 은은한 연적의 묵향(墨香)으로 바뀐다. 시와 글씨 그림이 한 몸이 되어 잘 다듬은 모시옷 차림으로 대청마루에 나서면 어디선가 샘물 같은 바람이 분다. 남들은 시를 짓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지만, 초정 김상옥 선생은 시를 그리고 글씨를 짓고 그림을 쓴다.”(이어령)
시조 시인 초정 김상옥(1920~2004·사진) 1주기를 맞아 문학평론가 이어령씨를 비롯한 문인 등 35명의 추모 문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가 나왔다.
- 문집 제목은 ‘지난 철 가시구렁 솥톱이 물러빠져/눈 덮인 하늘 밑창 발톱마저 물러빠져/뜨겁고 아픈 경치를 지고 내 예꺼정 왔네’(‘꽃의 自敍’ 부분)에서 따왔다. 자전적인 이 작품을 포함한 ‘김상옥 시전집’도 이번에 함께 나왔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초정은 어릴 적에 한문 서당을 다니고 14세에 통영보통학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 학력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어릴 때부터 신동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동시와 시조를 발표했고, 19세에는 임화 서정주 박남수 등등 쟁쟁한 젊은 시인들과 함께 ‘맥(?)’ 동인으로 활동했다. 미당은 초정을 가리켜 ‘귀신이 곡할 정도로 시조를 잘 쓰는 시인’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초정은 미당을 기리기 위해 ‘어찌 알았을까/바람에 묻은 꽃내음 어찌 알았을까/ 더구나 어제 오늘도 아닌/ 몇 해 전의 그 연꽃내음 어찌 알았을까’라는 시조 ‘꽃내음 쑥내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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