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외화번역가 이미도

함백산방 2010. 8. 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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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서재는 상징적인 의미의 위도, 경도, 등대입니다.

미국 작가,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은 “먼 곳에 있는 친구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그들은 나에게 위도이자 경도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수평의 위도, 수직의 경도나 등대가 각각 상징하는 것이 있을 것 아니에요? 수평의 관계라는 것은 친구나 연인일 수 있겠고, 수직은 스승 또는 절대자, 그리고 언제나 한곳에 붙박이로 서서 밝혀주는 등대는 부모님, 형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에게 책과 서재는 상징적인 의미의 위도, 경도 그리고 등대입니다.

답을 알려주는 대신, 질문을 던지는 소설책

제 서재에는 아무래도 영화와 관련된 책들, 그리고 소설책 또는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슨의 <미래를 경영하라>를 읽어 보면, 자신은 경영학자 임에도 불구하고 경영학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고 해요. 경영학 서적들은 답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그분은 소설책을 즐겨보는데, 그 이유는 답을 가르쳐주는 대신, 항상 위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공감하지요.

창의적 상상을 도와주는 책에 관심이 가요

그리고 새로운 책이 나올 때에, 창의적 상상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요. 누구나 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상상을 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그것을 더 키울 수 있는가 라는 부분에 역점을 둔 그런 분들의 책들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생각하기>, <창조자들>,<아이코노클라스트> 같은 책!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을 가장 인간이게 하는 독창적 특성은 호기심’이라는 걸 천재들의 사례나 신경과학적 분석과 연구를 통해 매우 잘 보여주는 책들이지요.

가장 좋은 '번역의 스승'은 독서라고 믿어요

영화가 다루는 수많은 소재와 이야기는 곧 인간의 총체적 삶이잖아요. 이 말은 곧 번역가한테 ‘총체적 지식과 언어감각을 갖추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그래서 평소 다양한 방면에 걸쳐 관심을 갖고 책을 읽고, 그렇게 하는 것이 번역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사전에 수록되어있는 박제된, 굳어있는 언어가 아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언어를 사용하여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고… 평소에 자기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접하느냐에 따라서 좀 더 살아있는 번역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외국어만 잘 하면 번역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세요. 우리말을 더 잘 알고, 잘 해야 하는 데 말이지요. 저는 학창 시절부터 김승옥, 이청준, 이문열, 김주영, 황석영, 이문구 작가님들의 책을 즐겨 읽었어요, 약 30년 전부터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 창작과 비평사 등에서 굉장히 왕성하게 시집을 소개한 덕분에 신경림, 이성부, 김초혜 , 최승호 시인의 시도 즐겨 읽었답니다. 가장 좋은 ‘번역의 스승’은 독서라고 믿어요. 요즘 국내 작가 작품들 중에서는 김영하, 정이현, 공지영 씨의 소설을 즐겨 보고 있어요. 영화의 주 타겟은 대체로 젊은 층이거든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언어 감각이랄까, 언어의 맛이랄까, 그런 것을 잘 따라잡기 위해서는 젊은 독자층을 많이 가진 분들의 생각과 언어감각을 늘 가까이 해야 할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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