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다연서회전

경남도민일보 기사

함백산방 2010. 2. 25. 14:17

배움을 돌아보고 새 시작을 다짐하다
서예가 4명 뭉친 다연서회 기획전시 '학고전' 20∼23일 경남문화예술회관서
2010년 02월 19일 (금)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겨울의 끄트머리입니다. 졸업식이 잇따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경남 진주와 경북 김천에서 활동하는 서예가 네 사람도 작은 졸업식과 같은 서예전을 마련했답니다. 다연서회(茶硏書會)가 서예 공부를 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학고전(學顧展)'입니다.

다연서회는 4년 전 경남 진주에 있는 남광진, 이곤정 서예작가와 경북 김천에 있는 안홍표, 최경애 서예작가가 합심해 만든 모임이에요. 서로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자기 발전을 위해 서법, 서예 이론 등 연구도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였답니다. 네 사람은 그동안 김천에 있는 노중석 서예가로부터 지도를 받았답니다.

이번 전시회 '학고전'은 이름 그대로 배움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학교가 졸업 이후 다음 학교 공부나 취업만을 강조하는 것과는 대비되지요. '배움(學)'에도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돌아봄(顧)'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전시는 20일(토)부터 23일(화)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이번 서예전을 통해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도 담았답니다. 초대장에도 이렇게 적혔습니다.

'짬짬이 틈을 내어 나름대로 자기만의 아집을 풀어낸 시간들을 여기 모았습니다. 쉽지 않은 첫걸음을 내디디며 가슴을 열어봅니다. 부디 오셔서 귀한 격려와 따가운 질책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서예작가 4인은 각자의 서예 기풍을 여러 크기와 다양한 내용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예서, 초서 등 서체 또한 가리지 않고 작품화했답니다. 한문 서예와 한글 서예를 동시에 선보입니다. 작품들은 지난 2008년부터 준비한 것들로 40점을 훌쩍 넘습니다.

이곤정 작가가 쓴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 772 ~ 842년)의 시 '陋室銘(누실명)'에서는 누추한 방 한 칸만 있어도 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첫 대목만 우리말로 풀어쓰면,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으면 명산이오. 물이 깊지 않아도 용이 있으면 영수라지.'. 글쓴이의 덕과 학문적 깊이가 중요하다는 거지요.

최경애 작가가 쓴, 과거 쇠붙이나 청동기 그릇 따위에 새겼다는 종정문(鐘鼎文)도 볼 수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에 남긴 글과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진 죽음을 나타낸 그림을 함께 담은 남광진 작가의 '바보 노무현'도 눈길을 끕니다.

'당신이 산들바람처럼 내 마음을 흔들면 나는 갈대처럼 흔들리겠습니다'라는 김용호 시구를 활용한 안홍표 작가의 작품에도 눈길이 머무르겠습니다. 문의 다연서회 이곤정 회장 017-587-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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